멋진 우연은 뜻밖의 세계와 나를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마주친 전시회 입간판이 그랬다 홀린 듯 다니지 않던 작은 골목으로 들어서며 나는 흐린 날씨에 보란 듯 멋진 세계에 도착했다
작은 건물에 위치한 갤러리지만 찾기 쉬웠다 친절히 붙어있는 포스터를 따라 뚜벅뚜벅
윌슨? 이 맞아줌 그러고보니까 왜 윌슨이 여기에 있는지 여쭤본다고 하고 깜빡했네 다음에 가면 여쭤봐야겠음
관장님께서 전시안내서도 주시고 요청하면 도슨트 진행도 해주신다고 하셨다 근데 회의 중이셨던 것 같아서 방해하기 싫은 마음에 조용히 혼자 관람하겠다고 하고 혼자 둘러봄 이번 기회를 통해 세스크 아바드 작가는 처음 접했는데 전시 작품을 굿즈로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는 점까지 본인의 철학을 확고히 명시하는 부분이었다 먼저 듣고 보게 되어 정말 기분 좋게 관람시작
벤빙굿:웰컴 / 움직이는 자화상
전시회에서 첫 작품은 관람객에게 작가가 건네는 인사나 마찬가지니까 단숨에 그가 어떤 얘기를 시작하려고 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입구처럼 보이기도 한 프레임에 새가 자연을 대표해서 나와 인간의 시선을 맞아준다 편안하고 기분 좋은 마중이다 인간이 자연을 침범하거나 해하지 않고 그대로 바라보고 방문할 때 자연 역시 그렇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환영받는다는 것은 그곳을 그대로 둔다는 것, 작가가 건네는 멋진 첫인사였다고 본다
엔터테이닝 라이프
설명지에는 TV를 보면서도 자연이 주는 좋은 혜택을 누리는 사람의 완벽한 거실을 묘사하고 있다고 했는데 나는 처음 그림을 마주했을 때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아 잠시 당황했다 오직 찰나의 즐거움을 주고 그럼에도 오랜 시간을 흘려보내게 되는 TV 속 내용들에 시선을 빼앗겨 본인의 가족은 물론 아주 가까이의 자연에게 무관심하게 되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내가 작가의 의도를 잘 읽지 못했는 가 보다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엘 디스쿠르스 : 연설
액자 같은 나무를 통해 인간의 시선으로 보면 숲이 인생의 한 장면이고, 숲의 동물들이 그를 통해 인간들을 바라보면 그것이 그들에겐 인생의 한 장면이다 알아들을 수 없지만 인간들 역시 대화 소리에 섞여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동식물 곤충들 역시 인간의 소리를 그렇게 들을 것이라 생각하면... 매일의 소음은 쌍방적 연설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서로가 서로의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를 경청하고 자연스레 삶의 배경이 되는 것 이상적인 자연과 인간의 어우러짐이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여인과 새 / 모니카와 새
두 그림 다 자연을 대표하는 새와 인간이 소통하는 그림이다 모두 화자는 새라고 느껴졌다 여인과 새에서 여인은 어딘가 어그러진 자세로 새와 함께하며 대화하고 있다 깨진 콘크리트 혹은 바위 위아래로 잔뜩 꺾인 팔과 다리, 목 등은 자연을 훼손하고 지은 건물들과 오직 인간을 위해 형성한 문명을 말하고자 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것을 부수고 조금은 인간에게 불편한 태초의 환경으로 돌아가야만 자연의 진실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단 걸 표현한 걸까 그리고 모니카와 새 속의 모니카처럼 아주 겸허한 자세로 귀 기울여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했다 뾰족한 끝에 서서 인간에게 소통을 시도하는 새는 점점 위태로워지는 환경 속에서 그래도 인간과 어우러지려는 자연의 배려와 노력 같았다 인간은 지금보다 더더 자연에 겸손해야 한다 자연을 위해서뿐 아니라 곧 인간을 위해서도 그렇다고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작품들이었다
어떤 이야기 노트 / 선생님 / 드림
여름 이야기 / 부재중 전화
돈룩업이 생각나기도 하는 작품들이었다 자연의 문제에 대해 '이미 늦었다'는 말이 나온지도 이제 꽤다 어릴 때부터 '북극곰을 구해주세요'로 시작되는 캠페인을 수도 없이 봤다 누군가 얘기했듯 인간은 이제 자연이 호소하는 말 같은 건 경각심을 갖지 못하게 된 지 오래인 게 맞는 듯하다 유선전화가 있는 집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북극곰 위에 있는 구식 전화기는 놓친 메시지가 이제 정말 오래 되었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 '여러분은 망했습니다 그것도 한 방에 가면 좋을 텐데 비극적으로 고통스럽게 천천히 죽을 겁니다 자연은 할 만큼 했습니다'라고 말해도 그 또한 코후비고 볼 사람 많을 것 같긴 한데... 거의 전시 마지막에 걸렸던 이 그림들에 유난히 발이 오래 머물렀다 이렇게 말하는 나 또한 소비를 더 줄이고 해야하는 건 맞는데....
공간 내에 이벤트가 열리는 듯한 테이블과 앉아서 그림에 대해 천천히 생각할 수 있는 의자도 있었다 찾아보면 작은 규모에도 이렇게 알차고 감사한 갤러리가 많다 몰랐는데 여기 쿠바 / 라틴아메리카 전문 갤러리더라 무료 입장이었는데 운영이 잘 되어 자주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면 다음 전시를 알려주신다기에 얼른 그것도 추가하고 포스터도 받아옴 오블완 끝나도 블로그 계속하겠지...? 다음 전시에 대해서도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나 자신
가을이었다...🍂 그런데 내일부터 갑자기 겨울날씨라기에 사진 꺼내봄 단풍이 늦어서 올 가을은 유난히 더 짧게 느껴졌다 가을아 왜 도망가 수줍은 아이처럼 행여 놓아버릴까 봐 영웅시대는 아니지만 건행하세요 그것이 환절기니까
아네다 들린 날이었던 걸로 기억 볼일이 경의선 책거리 쪽에 있었던 터라 아네다 가기 위해 뚜벅뚜벅 윗길로 올라갔아라 자만추함 모닝글로리 본사 직영점 이층에 가면 그렇게 볼 게 많다(라는 말을 듣고 또 들었는데 정확한 위치 파악 안 하고 있다가 놀랐다 완전 럭키구짱이슈 대발생
소문의 진실을 찾아 돌아보지도 않고 이층으로 올라감 외국인 관광객 여러분 정말 많이 계셨다 다들 정말 정보가 빠르시네요 어쩐지 서치 하다 보면 나보다 우리 동네 맛집 더 많이 알고 계시더라
이런 공간도 있다는 데에 세심함을 느낌 사실 구경만 할 생각이었는데 물 흐르듯 장바구니 팔에 끼고 시작했다 어차피 뭔가 살 나를 본능이 알았던 걸까
남의 초상권 열심히 지키며 요리조리 찍어봄 생각보다 규모가 더 크고 정말 많은 디자인 문구와 소품들이 있었음
알고 보니 이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총 100명이나 되는 작가분의 굿즈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니 편하고 즐겁고 아무튼 왜 이제 알았지 짱닝글로리
정말 내 취향이라 가장 오래 머물렀던 구역 여기에서부터 여기까지 다.... 의 위험이 가장 심각했던 구역이었음
친구가 좋아하는 왹씨도 만나고요 그리고 은근히 아는 그림체도 자꾸 만남 안.. 안녕하세요
사진 다 못 찍었는데도 이만큼이고 귀엽고 멋진 게 정말 많다 그런데 여기 이층이잖아 이게 끝이 아니었음 살 거 추리고 또 추려서 일층으로 씩씩하게 내려가 봄
엇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2 일층에도 익숙한 작가님들의 굿즈를 일반 문구, 미술용품들과 함께 구경할 수 있었다
볼 일 때문에 짐이 많이 생기면 안 됐기도 하고 소비 자중하려고 힘주고 힘줘서 이렇게 일단 데리고 옴 스티커를 분명 소장용으로 살 때도 있음에도 너무 잘 쓰고 있기 때문에... 다 쓰면 또 재방문 가야지
이 날은 효창공원역 2번 출구 코 앞에 있는 그 유명한 다과상사에 감 원래 30년이나 된 약국이 있던 자리이고 동네 주민사이에서 김약국 사거리가 워낙 유명해 초창기엔 다른 상호를 붙이지 않고 김약국 이란 이름을 받아 그대로 카페를 열었다고 한다 실제로 김약국 커피 로스터스로 운영되었었던 사진을 찾아볼 수 있음 그런데 2014년 약사법이 개정되면서 간판에 진짜 약국이 아니면 약국이란 상호를 쓸 수 없게 되면서 다과상사로 브랜드명이 바뀌었더라는 그런 스토리
문에도 적혀있었듯이 일찍 문을 여신다 그만큼 느긋하게 가면 이미 품절이라 못 사는 것들이 많아 부지런히 감 드립백, 선물세트, 원두, 파우치 커피, 밀크티 등등등도 주문한 커피랑 구움 과자 기다리며 구경하기
주문하는 곳만 보면 테이크아웃 밖에 못 하는 매장 같은데 나가서 옆 공간으로 들어가면 먹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더라 이때 경보 수준으로 걸어갔어가지고 숨 좀 돌리려고 구움 과자는 포장하고 음료는 먹고 가겠다고 했더니 옆에 있는 응접실로 직원 선생님이 직접 가져다주심
아늑하고 레트로한 느낌의 다과상사 응접실 혼카맨은 당당하게 사장님 자리에 앉음 나는 쇳독방지 배바지 팬티 출시를 준비 중인 9차장이다
물병용 주스병까지 완벽 다과상사로 오세요
요즘 좀 연달아 악몽을 꿔 가지고 디카페인 아아로 주문했다 깊이 못 자서 그러는 건가 해서 나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아무튼 구움 과자 들은 포장 쿠키랑 휘낭시에 마들렌 구입 완
세계 최고로 여유 부릴 수 있는 날 기다리면 오겠지 왜냐면 기다렸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떠껀한 날씨 덕분에 아아 원샷 때리기 가능한 근데 다음 주 갑자기 전국적 눈 소식 있더라 이 글을 봐주는 친구분들 다 감기조심하시고요
집에서 일단 휘낭시에부터 같이 먹어봤는데 과하게 달지 않고 고소하고 역시 좋았다 Y2K네버다이 레트로무드네버다이
그러니 안 갈 수 없지 지나다니다 보긴 했는데 늘 수상할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못 들어갔었다 이 날은 운 좋게 안에 두 분 정도밖에 없어서 들어가 보기로 함 내부가 협소한 편이기 때문에 다섯명 이상이 한꺼번에 들어가 구경하기엔 무리가 있을 듯
사라진 사장님과 당기세요 i 90%인 인간에겐 다소 축복처럼 느껴지는 사장님의 철학
들어서자마자 생각나는 친구들이 많았다 혹시 이거 읽으면서 얘 내얘기 하는 건가? 싶은 친구 있으며 본인 맞을 듯 근성장부적 너무 효과있게 생겨서 베개에 넣고 자면 3일 만에 김종9ㄱ될 것 같음
그리고 티셔츠 구간 지나다닐때 보고 제일 사고 싶었던 거라 가자마자 들춰봄 사실 근육키티 검은색 크롭티가 원픽이었는데 다 팔린 모양이었다 근육키티 흰색이랑 근육쿠로미 검정색 중에 고민하다가 흰 티는 역시 관리 잘 할 자신이 없어서 검정 쿠로미 크롭티로 데려옴 다른 티셔츠에는 등에 '운동하기 싫어요' 써 있는데 쿠로미는 그게 없는 게 좀 아쉽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운동... 열심히 하겠..ㅅ... 옆면에 가방과 폰케도 있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다 저렴한 편 폰케 전부 4천 원이었음
그리고 밖에서 봤을 땐 티셔츠있는 곳 까지가 공간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비밀 공간이 있더라
귀여운 친구들과 가게 닉값하는 많은 것들이 있었음 강렬한 중량충
근성장 토템의 효능 후기 알려주실 분 정말 영험해보였기 때문이다
키오스크 있는 곳까지 구석구석 알차게도 있다 상수동 고양이회 회원 사진들은 횐님들 간식 구매에 쓰인다고 한다 그리고 또 친구들 여러 명이 생각나는 엽서들... 혹시 줄 일이 있을까 봐 구매해 옴 이 글을 혹시 본다면 당신 생각이 맞..22222
아날로그네버다이스와 함께 운영되고 있는 앤드커피바 가시광선, 아이다호를 잃고 방황하던 마음이 새로운 정착지를 찾았다 나보다 먼저 발견한 사람들의 마음 역시 깊이 닻을 내린 듯해 보였던 곳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곳이 입구가 분명함 계단을 오를수록 확신하게 됨 걱정 노 @과거의 나 자신
화요일은 쉽니다
아날로그네버다이스에서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듯한 통로 이어진 공간이고 같은 음악이 흐르고 있음에도 지나는 순간 뜻 모를 안락함이 배가 된다
전에도 말했던 것 같은데 과거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시간을 쌓은 것들을 정말 정말 좋아한다 앤드커피바 또한 그 포인트들이 분명해서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음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 낯선 이방인이 된 기분도 들고요(Positive)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앤드커피바 내부도 구경할 포인트가 정말 많다
테이블 자리는 이미 주인이 있어서 창가자리에 앉을까 하다가 이 날 근처에 볼 일 볼 겸 잠깐 들른 거라 어차피 오래 앉아있을 수 없어 소파자리에 앉아보기로 함 아늑... 커피는 핸드드립 /다크 /아이스로 주문 프렌치토스트가 정말 맛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다음에 혼자가든 친구와 가게 되든 여유 있는 시간에 가서 꼭 먹고 말겠어
내 커피 소중하게 내려주시는 사장님 구경하다가 소파 테이블 아래 책들도 좀 구경했다 아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리고 앤드커피바의 시그니처 같아져 버린 고전만화 20세기 소년도 좀 구경함
드립커피 산미 없으면서도 고소하고 지나치게 묵직하지 않은 맛이 좋았다
가려는데 진짜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음 사장님의 선곡과 공간 내부의 향기, 커피의 맛, 적당한 고요와 온기가 가능만 하다면 매일 와서 세계제일해피인간이 되..ㄹ텐데 가능한 짬날 때 바로 다시 가야지